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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을 마음에 둘지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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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admin
조회 69회 작성일 26-09-01 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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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것을 마음에 둘지어다


     보스턴을 방문하면서 Freedom Trail을 걸었던 적이 있습니다. 영국의 식민지였던 미국에서 어떻게 독립운동이 시작되었고, 시민들의 저항이 어떻게 미국혁명으로 발전하게 되었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길입니다. 그 길을 걷다 보면 ‘Granary Burying Ground’라는 곳이 있는데요, 미국의 독립을 위해 생을 바쳤던 사람들이 묻혀 있는 묘지입니다. 그곳의 묘비들이 무척 인상적이었습니다. 우리가 흔히 보는 묘비에는 십자가나 비둘기 같은 형상이 새겨져 있는데, 이곳의 오래된 묘비에는 해골과 뼈의 형상이 많이 새겨져 있었습니다. 하지만 초기 뉴잉글랜드의 청교도들은 십자가나 성인의 형상보다는 죽음 자체를 상징하는 그림을 묘비에 많이 사용했다고 합니다. 여기에는 신앙적인 의미가 있었습니다. 청교도들에게 묘지는 단순히 죽은 사람을 묻는 장소가 아니라, 오히려 살아 있는 사람에게 설교하는 장소였기 때문입니다. “너도 죽는다는 것을 기억하라!” (Remember that you must die.) 그 묘비들을 바라보면서 전도서의 말씀이 생각났습니다. “초상집에 가는 것이 잔치집에 가는 것보다 나으니 모든 사람의 끝이 이와 같이 됨이라 산 자는 이것을 그의 마음에 둘지어다.” (전 7:2)


     인생은 유한합니다. 우리의 시선을 사로잡는 아름다운 꽃도 결국 시듭니다. 뜨거운 여름, 그토록 시끄럽게 울어대던 매미도 어느 순간 자취를 감춥니다. 젊음도 아름다움도 찰나에 불과합니다. 성경은 “모든 육체는 풀이요 그의 모든 아름다움은 들의 꽃과 같다”고 말씀합니다. 돈도 명예도 언젠가는 사라집니다.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할 수 있는 시간도 영원하지 않습니다. 얼마 전 둘째 딸 소망이가 타주로 이사를 했습니다. 늘 품 안에 있을 것만 같았습니다. 생각이 맞지 않아 티격태격하기도 했고, 고집을 부리는 아이를 혼내기도 많이 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떠나고 나니 이런 생각이 듭니다. 이렇게 빨리 떠날 줄 알았다면 조금 더 잘해줄 걸… 조금 더 예쁘게 말할 걸… 가슴에 있는 이야기를 조금 더 많이 나눌 걸… 녀석이 좋아하는 순두부도 진작 자주 사줄 걸… 여러모로 후회가 됩니다. 인생이 유한하듯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도 유한합니다. 그러하기에 지금을 아름답게, 그리고 거룩하게 가꾸어야 합니다. 가족들을 귀하게 여기십시오. 곁에 있는 성도들을 소중하게 대하십시오. 사랑한다면 오늘 사랑한다고 말하십시오. 용서할 사람이 있다면 오늘 용서하십시오. 그리고 오늘 드리는 예배를 내 인생의 마지막 예배인 것처럼 드리십시오. 우리는 내일을 알지 못합니다. 떠난 딸아이의 빈자리를 바라보며 이런저런 후회가 밀려오는 아침입니다. 전도서의 이 말씀이 유난히 마음에 오래 머무는 아침입니다. “산 자는 이것을 그의 마음에 둘지어다.”


목양실에서 김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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