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 헤는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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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9,348회 작성일 23-10-04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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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 헤는 밤
해마다 가을이 찾아오면 늘 생각나는 시 한 편이 있습니다. 윤동주 시인의 ‘별 헤는 밤’입니다. “계절이 지나가는 하늘에는 가을로 가득 차 있습니다. 나는 아무 걱정도 없이 가을 속의 별들을 다 헤일 듯합니다... 가슴 속에 하나 둘 새겨지는 별을 이제 다 못 헤는 것은 쉬이 아침이 오는 까닭이요, 내일 밤이 남은 까닭이요, 아직 나의 청춘이 다하지 않은 까닭입니다. 별 하나에 추억과 별 하나에 사랑과 별 하나에 쓸쓸함과 별 하나에 동경과 별 하나에 시와 별 하나에 어머니, 어머니... 어머님, 나는 별 하나에 아름다운 말 한 마디씩 불러 봅니다. 소학교 때 책상을 같이했던 아이들의 이름과, 패, 경, 옥 이런 이국 소녀들의 이름과, 벌써 아기 어머니 된 계집애들의 이름과, 가난한 이웃 사람들의 이름과, 비둘기, 강아지, 토끼, 노새, 노루, '프랑시스 잠', '라이너 마리아 릴케', 이런 시인의 이름을 불러 봅니다. 이네들은 너무나 멀리 있습니다. 별이 아스라이 멀 듯이, 어머님, 그리고 당신은 멀리 북간도에 계십니다. 나는 무엇인지 그리워 이 많은 별빛이 내린 언덕 위에 내 이름자를 써 보고, 흙으로 덮어 버리었습니다. 딴은, 밤을 새워 우는 벌레는 부끄러운 이름을 슬퍼하는 까닭입니다. 그러나 겨울이 지나고 나의 별에도 봄이 오면 무덤 위에 파란 잔디가 피어나듯이 내 이름자 묻힌 언덕 위에도 자랑처럼 풀이 무성할 게외다.” 학자들의 의견에 따르면 시인은 시를 통하여 조국의 해방을 무척 그리워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작품을 보면 성찰과 그리움으로 가득합니다. 이러한 그리움들이 작품 속에서는 다양한 이름들로 표현되고 있습니다.
어느덧 플로리다에도 가을이 찾아오고 있습니다. 가을은 성찰과 그리움의 계절입니다. 누군가를 떠올리는 계절입니다. 우리도 시인처럼 그 누군가의 이름을 떠올릴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잘 있는지? 평안한지?” 한 영혼을 위해 기도하는 계절이었으면 좋겠습니다. 가을이 오니 참 좋습니다.
목양실에서 김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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