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리포기각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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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66회 작성일 23-01-11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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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리포기각서
신학대학원을 졸업하고 전임부목사로 부임할 때였습니다. 당시 교회는 몇 가지의 질문을 했었는데, 그 중에 하나는 ‘교회에 부임하시게 되면 사택을 사용하시겠습니까? 사용하지 않으시겠습니까?“라는 질문이었다. 교회가 소유하고 있던 오래된 사택이 있었는데, 오랜 세월동안 아무도 사용하지 않고 있었던 것입니다. 전화를 끊고 곰곰이 생각해 보았습니다. ”과연 사택에 들어가는 것이 우리 가정에 유익이 될 것인가? 아니면 불편함이 될 것인가?“ 가장 먼저 불편함이 예상되었습니다. 성도님들이 교회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사택을 지나게 되어 있는데, 그렇게 되면 자연스럽게 사생활이 공공연히 노출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런 고민도 있었습니다. 오랜 세월동안 불 꺼진 사택을 바라보아야만 하는 성도들의 마음이 얼마나 힘들었을까? 결국 눈을 딱 감고 사택으로 들어가기로 결정했습니다. 예상대로 무척 불편했습니다. 오며 가며 정말 많은 분들이 쳐다보았습니다. 당시 원로목사님은 이런 말씀도 하셨습니다. ”목사님의 가정은 마치 어항 속에 있는 붕어 같군요..“ 하지만 불편함 외에 좋은 점도 많았습니다. 교회랑 가까워서 좋았습니다. 게스비도 절약되었고, 점심식사도 사택에서 할 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성도님들과 가까이 교제할 수 있어 좋았습니다. 가을이 되면 사택 마당에 있던 밤도 따서 함께 나누었습니다.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았던 은행열매들도 함께 추수해서 먹을 수 있는 즐거움이 있었습니다. 권리를 포기하고 보니 더 좋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목회를 하면서 경험하는 것이 있습니다. 내가 낮아지면 낮아질수록, 내가 불편하며 불편할수록 하나님께서 높여주신다는 사실이다. 오히려 더 큰 자유와 권리를 주십니다. 더 큰 리더십을 주십니다. 왜냐면 이것이 하나님의 약속이기 때문입니다. 마 23:11-12절, “너희 중에 큰 자는 너희를 섬기는 자가 되어야 하리라 누구든지 자기를 높이는 자는 낮아지고 누구든지 자기를 낮추는 자는 높아지리라” 당신은 권리를 주장하는 인생입니까? 아니면 권리마저도 주님의 영광을 위해 사용하는 인생입니까? 포기하면 은혜가 있습니다.
목양실에서 김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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